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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생각 충분히 하고 있다고
내미는 족족 최악의 패, 정답을 정확히 피해 가는 답안, 정도를 꿰고 의도적으로 역행하는 선택들. 도출된 결과를 세차게 뒤집어 버리는 것. 걔는 최선을 다해서 망치고 있다. 가용한 마음을 죄다 끌어모은 채로. “얘는 왜 여기 혼자 가만히 있어요.” 몇 주 전 수족관에 들렀다. 살아 있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생물을 들이면 엄마가 덜 적적해할까 싶어서. “걔는 투어라 그래요. 혼자 둬야 해요. 거울을 보면 지느러미를 펼쳐요. 자기 모습을 보고서 싸우려고 그러는 거예요.” 합사시키면 죽을 때까지 다른 물고기와 싸우는데, 그렇다고 아예 거울을 보여 주지 않으면 지느러미가 말려들어 죽기도 한댄다. “꼭 혼자 두셔야 해요.” 관심을 가졌다고 여긴 직원이 설명을 계속하는 동안 투어는 한 번의 움직임도 없이 홀로 산호초 뒤에 숨어 있었다. 살기 위해 혼자 살아야 한다. 관계된다면 적어도 한쪽은 온전치 못할 것이다. 문득 걔 생각이 났다. 비교적 온순하다는 종 몇 마리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물고기 커뮤니티를 찾았다. 금방 댓글이 달렸다. 작성하신 내용 대부분은 사실이지만 꼭 거울을 보여 줄 필요는 없습니다. ‘난 지금 충만해.’ 플레어링은 본능적인 영역 방어 행동입니다. ‘일거수일투족 훼방을 놓다 보면 언젠가 산뜻해지겠지.’ 건강 관리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자주 지속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나도 아주 나쁜 짓들을 할 수 있단 말이야.’ 수컷이 아니라면 합사의 가능성도 없지는……. 물풀 사이로 흔들리던 투어의 붉은 지느러미를 떠올렸다. 꼭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원래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했던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