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계 안에서 인물들은 종종 고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돌아온 순간의 감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게 반갑고 그리운 마음을 일컫는 거라면 아마 지금 유진이 느끼는 건 고향에 돌아온 감각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익숙한 기분 정도는 느껴질 줄 알았는데. 외곽 경계선을 넘어온 이후 유진은 줄곧 권영주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진은 불현듯 이 땅이 아주 낯설다고 느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며 지겨워했던 장소는 이제 유진이 모르는 사정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날의 불친절한 이웃들은 어떻게 지낼까. 마지막 친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곳에서의 삶을 계속하겠다고 했던가, 아니면 어딘가로 향한다고 했던가? 시타델을 떠나던 날 자신은 뒤를 돌아봤던가?